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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에어컨이 없는 이유 2003년, 유럽은 기후 재난이라 불릴 만한 혹독한 여름을 겪었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유럽 전역에서 무려 7만 명에 달하는 인명이 희생되었다. 이후 해마다 여름이 반복될 때마다 유사한 수준의 재난이 이어졌고, 특히 최근 몇 년은 기후 변화로 인해 그 빈도와 강도가 더욱 심화하는 추세다. 폭염은 이제 일시적인 이상 기후가 아니라, 유럽이 직면한 실질적인 생존 문제로 변모했다. 그런데도 유럽에서는 냉방 문화의 확산이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프랑스에서 진행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성인 응답자의 3분의 2는 에어컨을 구입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2022년, 유럽에서 가장 극심한 폭염 피해를 본 이탈리아조차도 전체 가정 중 단 7%만이 에어컨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과 독일의 보급률은 각각 5%, .. 2025. 5. 8.
유럽에 화장실이 없는 이유 유럽을 여행해 본 사람이라면 갑작스러운 생리 현상으로 화장실을 찾아 거리를 헤매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익숙한 도시 풍경 속에서 유독 찾기 힘든 존재가 있다면, 바로 ‘공공화장실’이다. 지하철역, 도심 광장, 대형 쇼핑몰, 식당 어디를 가도 마찬가지다. 화장실이 있더라도 문은 잠겨 있거나, 요금을 지불해야만 입장할 수 있다. 놀랍게도 유럽에서는 백화점이나 레스토랑처럼 상업 시설 내의 화장실조차 무료로 개방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적게는 0.5유로, 많게는 1.5유로까지, 우리 돈으로 따지면 한 번에 약 1,400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단 한 번의 생리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부담해야 하는 비용치고는 절대 적지 않다. 이러한 시스템은 단순히 불편을 넘어, 특정 계층에게 실질적인 제약으로 작.. 2025. 5. 7.